제 132회 시민과 함께 하는 문학 톡! 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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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6-03-22본문
부산작가회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영상을 보실 수 있습니다.
시민과 함께하는 문학 톡!톡! 132 이소회시인 - YouTube
★후기
첫 시집을 출간한 이후 가장 큰 규모의 문학 토크 기회를 갖게 되어 너무도 뜻깊고 감사했습니다. 행사를 마련해 주신 부산작가회의에 우선 감사드리고, 2월부터 열정적으로 준비해 주신 지역문학위원장 김지숙 시인, 함께 토크를 꾸려주신 김미령 시인과 이수경·송우정 토론자께 큰 감사를 드립니다. ‘1. 균형의 시학, 2. 생명의 그물망, 3. 기억과 현존의 공간, 4. 시집이 말하는 바와 시론’으로 구분된 네 개의 파트를 접하며, 준비하신 선생님들께서 얼마나 시집을 잘 꿰뚫었는지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제 시집을 좀 더 객관적으로 바라보게 하고, 앞으로의 방향성을 고민하게 해준 귀한 시간이었습니다. 핵심을 짚으며 준비와 진행을 매끄럽게 해주신 김미령 선생님과 깊이 있는 논의를 해주신 이수경·송우정 선생님 덕분에 좋은 공부가 되었습니다. ‘정적 역동성’, ‘균형과 불균형 사이의 흔들림’, ‘시와 삶의 생태성’ 같은 중요한 키워드들을 감사히 얻기도 했습니다. 아직 부족할 수밖에 없는 저만의 ‘시론’은 삶과 쓰기 속에서 계속 더 고민해야겠다는 숙제도 생겼습니다. 또한 시집을 미리 읽고 토론해 주신 무한서원 독서회원분들, 특히 낭송을 해주신 김선희·이용수 선생님께 감사드립니다. 제 시를 다른 분의 목소리로 듣는 것은 새로운 경험이었습니다. 시에 관한 감상을 통해, 제 시가 독자와 닿는 순간을 보여주셔서 무척 감동스러웠습니다. 또한 귀한 시간을 내서 자리를 채우고 깊은 눈빛으로 격려해 주신 많은 선생님들께도 더 없는 감사를 드립니다. 시간이 부족해서 객석 질문을 받지 못해 죄송한 마음이었습니다. 앞으로도 계속 문학톡톡이 작가와 시민들의 의미 있는 소통의 장이 되기를 바랍니다.
-이소회
이번 북토크는 회장단이 바뀌고 처음 열리는 행사인 만큼 진행 겸 토론을 맡은 나로서는 무게감이 남달랐다. 기존의 북토크 형식에 변화를 꾀했으면 한다는 주최 측 당부도 있었기에 불필요한 절차는 줄이고 토론 시간을 더 확보해 좀 더 심도 있는 논의의 장을 만들고자 했다. 이소회 시인의 첫 시집 『오오』를 관통하는 핵심을 짚기 위해 선정한 4개의 키워드(균형의 시학, 생명의 그물망, 기억과 현존의 공간, 이 시집이 말하는 방식)는 토론의 든든한 이정표가 되어주었다. 토론 과정에서 세 명의 토론자가 각기 다른 시각으로 같은 주제를 조명한 점은 고무적이었다. 송우정 토론자는 개별 시들에서 발견되는 공통적인 특징들을 예리하게 포착하여 논의의 토대를 마련해 주었고, 이수경 토론자는 인도철학, 데리다, 비트겐슈타인 등의 철학 개념을 시에 대입하며 논의의 층위를 한층 깊게 만들어주었다. 이에 대해 이소회 시인은 "관념과 삶이 맞닿을 수 있는 시"를 지향하며, ‘인간’을 넘어선 "비인간에 대한 관심"까지 시적 지평을 넓히고자 한다는 진솔한 답변을 들려주었다. 다만, 토론의 열기로 인해 준비한 내용의 3분의 2 정도밖에 소화하지 못한 점은 진행자로서 아쉬움으로 남는다. 특히 시인의 답변을 들으며 시집 속 '동물' 관련 시들이 비인간에 대한 시인의 관심과 어떻게 맞닿아 있는지 더 깊이 묻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다. 하지만 제한된 시간 안에서도 네 가지 키워드를 중심으로 논지를 명확히 전개했기에, 독자들 역시 이소회 시인이 구축한 세계의 방향성을 선명하게 인지할 수 있었을 것이라 기대한다. 이번 북토크는 균형과 불균형 사이에서 끊임없이 흔들리며 중심을 잡으려는 시인의 자아를 함께 응시하며, 삶의 실천으로서의 시 쓰기에 대해 점검해 본 소중한 시간이었다. 이 열기가 다음 행사로 이어져 더욱 풍성한 비평적 대화가 지속되기를 기대한다.
-김미령
작가회의 주최 ‘문학 톡톡’에서 이소회 시인의 첫 시집 『오오』를 다시 만나게 되었다. 출간 당시 접했던 시인의 맑고 투명한 시 세계에 매료되었던 터라, 이번 행사는 시집을 더욱 밀도 있게 되새길 수 있는 반가운 기회였다. 준비 과정에서 시집을 관통하는 네 가지 주제를 중심으로 질의와 진행을 구성하자는 제안이 있었다. 이에 따라 시집의 첫 시 「눈뜬 돌」을 비롯해 1부에서 두드러지는 ‘균형’, 시 전반에 흐르는 ‘생명의 그물망’, 3부에서 드러나는 ‘유년의 기억과 현존의 공간’, 그리고 시인의 ‘시론’까지 네 가지 축을 중심으로 깊이 있게 읽어보았다. 텍스트를 파고들수록 시인이 견지해 온 균형 감각과 삶을 대하는 긍정적 태도, 그리고 사물을 꿰뚫는 직관이 감성적인 언어와 어우러져 깊은 울림을 주었다. 독자로서뿐만 아니라 시를 쓰는 사람으로서도 배울 점이 많은 시간이었다. 특히 한 달에 한 번 인문서원무한에서 하는 시 읽기 프로그램에 참여하시는 분이 「눈뜬 돌」을 낭송하고, 이를 시각적 이미지로 치환해서 시의 내용과 연결해서 해석하는 모습은 시가 지닌 예술적 확장성을 실감하게 했다. 독자의 감각에 따라 시는 그림이 되기도 하고, 음악이 되기도 하며, 때로는 역동적인 춤사위로까지 확장될 수 있음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시간 제약으로 인해 관객과의 질의응답이 이루어지지 못한 점은 다소 아쉬움으로 남는다. 그럼에도 나의 다소 미숙한 질문에도 깊이 있고 사려 깊은 답변을 건네주신 이소회 시인님, 그리고 질의와 응답의 흐름을 유연하게 이끌어 주신 김미령 시인님, 뜻깊은 자리를 마련해 주신 작가회의에 깊이 감사드린다.
-송우정
반지하의 어둠 속에서 데리다를 읽고, 무한의 격자를 쌓으며 수야리를 꿈꾸는 이소회의 시 세계와 만났다. ‘반지하방의 데리다’라는 역설적인 형상에서 시작해, ‘중층육면체 무한연속구조’라는 차가운 논리의 벽을 넘어, 끝내 ‘수야리’라는 근원적인 상실의 장소에 도달하며 존재의 좌표를 확인했다. 반지하방이라는 물리적 고립과 데리다라는 해체 철학의 기묘한 동거였다. 습기 찬 벽지와 낮은 창문 너머로 보이는 타인의 발바닥, 그 비루한 일상 속에서 ‘차연(Différance)’과 ‘해체’를 사유하는 화자의 모습은 지극히 서글프면서도 역동적이었다.반지하라는 닫힌 공간은 이제 무한히 증식하는 논리의 미로로 확장된다. 비트겐슈타인의 ‘사다리’가 도달하고자 했던 그 명료함은, 시인에게는 사방이 막힌 채 번식하는 차가운 입방체들의 행렬이었다. 이 구조가 주는 압박감을 함께 견디며, 언어가 세상을 규격화할수록 존재는 얼마나 더 작게 소외되는지를 통찰했다.시인의 정서적 종착지는 결국 ‘수야리’였다. 수야리는 단순한 지명이 아니라, 언어의 그물망이 포착하지 못한 채 남겨둔 상실의 원형이자 돌아갈 수 없는 유년의 그림자였다. 중층의 육면체들이 아무리 견고하게 쌓여도 채울 수 없었던 그 텅 빈 구멍, ‘오오’라는 감탄사가 비명처럼 터져 나올 수밖에 없는 그 지점에서 우리는 시적 화자의 가장 연약한 속살을 대면했다. 데리다의 해체도, 비트겐슈타인의 논리도 결국 이 ‘수야리’라는 근원적인 그리움 앞에서는 무력해질 수밖에 없음을, 그러나 그 무력함이야말로 시를 쓰게 하는 가장 뜨거운 동력이 아니었을까.대담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 육면체 벽에 작은 균열이 생겼음을 느꼈다. 그 균열 사이로 수야리의 바람이 불어왔다. 어쩌면 이제는 이전의 세계로 영원히 돌아갈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그 불가능한 귀환이 싫지 않았다.
-이수경

